가만히 있어도 땀나던 여름도 지나가고, 귀청떨어지게 시끄럽던 매미소리도 모두 물러간 어느 가을날....
어머니와 함께 경기도 안성의 백암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햇살이 좀 따갑긴 했지만, 끝없이 높고 푸른하늘에 시원한 가을바람은 정말 모든 근심을 날리기 딱 좋은 날씨였지요
여튼 이런저런 할일들을 해치우고 다시 서울로 가기위해 버스터미널에 앉았는데,
어머니께서 백암에 왔으니 순대국을 먹자는 제안을 하십니다.
사실 이곳은 아버지의 고향인데, 어머니께서 서울로 시집온 후 이곳에 오면
유난히 어머니를 예뻐해주시던 큰할머니와 함께 자주가던 순대국집이 있다는 것이었고,
그 맛을 31년째 잊지 못하고 게시다더군요
그리하여 주변상인분들께 물어물어 백암순대의 원조격이라는 중앙식당을 찾아가 보았습니다.
일단 위치, 상호, 전화번호부터 알아보고 시작하지요
위치는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에 위치해있으며, 상호는 중앙식당, 전화번호는 333-7750 입니다.
백암의 먹거리라면 역시나 순대라고 할 수 있지요
특히나 순대속에 우거지를 다져 넣은 야채순대와 돼지뼈로 진하게 우려낸 육수의 조합은 그야말로 최고입니다.
또한 이곳 순대국의 다른특징은, 돼지내장이나 부속을 넣지 않고 순대와 머리고기만 넣었다는 점인데
정말 담백하면서도 진한 그 맛이 일품입니다.
이날은 백암 5일장이 들어선 날이라서 길이 좀 복잡하긴 했지만 ㅎㅎ
주변 상인분들께 묻자 답변은 거의 모두 이곳을 이야기 해주셔서 찾아오는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가게에 들어서서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보니 순대(10,000원), 모듬순대(15,000원), 순대국(7000원)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저녁을 먹기엔 이르고, 점심을 먹기엔 너무 늦어 간단히 순대국 한그릇씩만 먹기로 하고 순대국이 나오길 기다렸습니다.
ㅎㅎ 드디어 순대국이 나왔습니다.
기본찬은 직접재배한 무와 배추로 담근 깍두기와 김치, 새우젓이 다 입니다.
그래도 이거면 충분하지요 ㅎㅎ
순대국 그릇이 플라스틱 뚝배기인지라 부글부글 끓지는 않았지만.... 뭐 그래도 충분합니다.
역시 앞서 언급한대로 순대국에는 야채순대와 머리고기가 푸짐하게 들어가 있습니다.
그런데.... 다대기가 굉장히 독특하네요 ㅎㅎ
다른 순대국집과는 다르게 다대기가 묽은편이었는데, 다대기만 먹어도 맛있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이집맛의 비결이라는 야채순대입니다.
순대에 시래기를 잘게잘라넣어 담백한맛이 최고입니다.
마치 신대방동에 서일순대국이 생각납니다만, 확실히 그곳 순대보다 맛있었습니다.
이제는 밥을 말아 본격적으로 우걱우걱 할 시간인겁니다. ㅎㅎ
새우젓과 다대기로 간을하고 순대국 그릇에 넘치게 밥을 말아 주면 먹을 준비 끝!!
안성에서 나는 재료들로 직접담근 김치도 한조각 올려서 우걱우걱 하고
깍두기도 올려 우걱우걱 합니다.
특히나 깍두기맛은 정말 최고입니다 ㅎㅎㅎ
그렇게 정신없이 우걱우걱하고나니 한그릇 뚝딱이네요 ㅎㅎ
우왕..... 잘먹었습니다.
그래서.... 맛은?
남녀노소 누구나 맛나게 먹을 수 있는 순대국이다 라고 하고 싶네요
서울에 순대국 맛집이라고 하면 보통 남순남순대국, 서일순대국, 먼지막순대국이 떠오릅니다.
그중에 서일순대국집은 담백하고 깔끔한 맛으로 돼지잡내때문에 순대국을 꺼리는 분들도 쉽게 먹을 수 있는 맛집인데
이곳의 순대국은 서일순대국의 수준을 뛰어넘은 맛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돼지내장과 부속고기를 뚝배기가 미어터지게 넣어주는 먼지막순대국과는 달리
이곳의 순대국에는 시래기를 다져넣은 야채순대와 돼지 머리고기만 넣어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최고지요
게다가 육수를 끓일때 기름을 10번이나 걸러내어 더욱 진하고 담백한 맛에
70년간 한자리에서 순대국을 만들던 손맛이 합쳐져서 그야말로 최고의 맛을 내는듯 합니다.
게다가 순대도, 머리고기도 아낌없이 넉넉하게 넣어주니 그야말로 최고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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