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집안에든 은제품이 하나쯤은 있을거다. 은은 특히나 옛날부터 우리네 일상과 매우 근접해있었는데, 너무나도 무른 금의 특성상 은이 더욱더 많이 사용된걸 원인으로 보자면 그렇다 할 수 있다.
특히나, 조선시대 사극을 보면 임금님이 먹는 음식에 은수저를 넣어두어 몸에 해가되는 물질이 들어있는지 판단하는 것부터, 최근에는 세탁조에 은을 나노급으로 얇게 코팅하여 은나노 살균기능 등을 이용하는것까지 우리생활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외에도 새로 이사하거나, 결혼을 하게되면 금붙이선물보단 은수저를 많이 선물하는 문화 등등..... 말이다.
물론 내 생각에 은보다는 금이 좋다. 경제적인 투자의 목적? 이라던지, 미관상이라던지, 변색되지 않는 영원함의 특성이라던지.... 그래도 은에게는 금이 대체할수 없는 은은한 멋이 있다. 그래서 은은하다고 하는것 아닐까? 싶기도 하다.
여튼 서론이 좀 길었는데, 변색된 은을 되돌리는 방법을 알아보기전에 은에대해서 먼저 알아보자.
은(Ag)이란 주기율표 11족 5주기에 속하는 전이금속으로, 원자량은 108g/mol, 녹는점은 961.78℃, 끓는점은 2162℃, 밀도는 10.49 g/cm3인 성질을 갖는다.
혹시 K(칼륨), Ca(칼슘), Na(나트륨), Mg(망간), Al(알루미늄), Zn(아연), Fe(철), Ni(니켈), Sn(주석), Pb(납), H(수소), Cu(구리), Hg(수은), Ag(은), Pt(백금), Au(금) 라 하여.... 우리네에겐 크카나마알아철니수구수은백금으로 유명한 금속 이온화 경향도를 기억하는가? 고등학교를 나왔다면 잊혀졌을지도 모르겠지만 분명히 머리속 한구석탱이에 자리잡고 있을거다.
이것은 좌측부터 이온화되기 쉬운 금속의 순서를 나열한것인데, 문득 이온화라는 말이 생소하게 느껴진다.
어려울거 없다. 이온화란 금속이 분해된다고 보면 된다. 물질을 구성하는 것은 물질-분자-원자-양이온+음이온 으로 볼수있는데, 이온화가 되면 물질이 양이온과 음이온으로 분리되어 기존과는 다른 물질이 된다고 보면 된다.
뭐.... 좀더 쉽게 보자면 이온화란 산화된다(전자를 잃는다) 라고 말할수도 있는데, 위 이온화 경향도에서 보면 가장 우측에 있는게 금(Au), 백금(Pt), 은(Ag) 순서이다. 금이 녹스는건 불가능하다. 백금도 거의 뭐 불가능하다. 근데 철(Fe)은 표면이 붉게 변하면서 심지어는 떨어져 나가기 까지 한다. 이게 바로 이온화라고 보면 된다.
참고로 알루미늄은 철보다 산화되기 쉬운데, 공학도가 아니라면 이해하기 힘든말일것이다. 공기중에 노출된 알루미늄중에 산화가 안된것은 없다. 알루미늄 호일도 그 단면을 보면 공기와 맣닿은 부분에는 Al2O3 라는 강력한 산화막이 존재한다. 이 산화막은 매우 단단하거니와 보호력이 너무나도 뛰어나서 염산이나 황산, 질산에 넣어도 끄떡없다. (벽돌을 아무리 염산에 넣어봐야 아무 반응없다. 그만큼 안정적인 물질이다.) 다만 굉장히 얇기때문에 우리 눈으로 볼수도, 촉감으로 느낄수도, 호일을 접어도 깨지거나 하지 않는것이다.
금속은 양이온 주변에 엄청나게 많은수의 전자들이 떠돌아다니는 형태를 띄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거의 모든 금속은 공기중에 놔두면 전자들이 대기중 양이온과 결합해서 사라지거나, 다른 금속으로 전이되어 모금속의 양이온이 대기중의 산소나 황, 질소 등등의 다른 음이온들과 결합하게되고 금속의 표면에는 금속과는 다른 화합물이 형성되게 된다.
은이 변색하는 이유도 그러하다. 최초 Ag 로 존재하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Ag+ 와 전자로 분리되고, Ag+는 대기중의 황(S) 나 산소(O), 탄소(C), 질소(N)과 만나 Ag2S, AgCl 및 Ag2O, AgNO3, AgSO4, AgCO3 등의 화합물을 형성하게 된다.
화합물이 위치하는곳은 공기와 맞닿은 금속의 표면이며, 주로 AgSO4가 형성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왜 하필이면 AgSO4 인가? 라는 사실이 궁금하면 jkman0001@gmail.com 이나 방명록, 혹은 본 포스팅에 댓글을 남겨라! Solution solubility 라던가 화합물형성계수등으로 친절히 설명해주겠지만, 본 포스팅에서 더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여튼! - 아오... 인제 본론이다.
나는 어머니께서 주신 은목걸이가 있는데, 4년정도 방치해놓고 보니 이렇게 거뭇거뭇하게 변색되어 버렸다.
마음같아서는 EDS라도 찍어서 표면성분을 보여주고 싶으나 현실은 시궁창이므로.... ㅎㅎ
여튼 준비물은 음료수통과 미온수, 그리고 치약이다.
나는 섬유유연제통으로 쓰던 비타민워터 물통을 활용했다.
미온수를 받고는 그안에 치약을 짜주자.
양은 눈치껏하도록 하고, 자칫 엄마나 형, 언니에게 걸린다면 50%의 확율로 등짝스파이크를 맞을수 있으므로,
좌측으로 갈수록 등짝스파이크 확율이 높아진다.
그러므로 눈치껏 해보도록 하자.
여튼 약간은 뜨거운물에 치약을 넣고
변색된 은목걸이를 넣어주자.
그리곤 사정없이 흔들어주자.
소리가 시끄러울수 있으므로, 화장실에서 하거나 방에가져와서 문잠그고 몰래.....
참고로 나는 형과 같이사는데, 걸려서 귀싸다구 맞을뻔함;;;;;
그렇게 10분정도 열심히 흔들어주자.
한번으로 별로 변화없다면 한번 더 해주자.
그럼 처음과는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을 볼수 있다.
이것은 지금끼고있는 백금도금 반지와 비교했는데, 뭐 이정도 연식에 이정도면 나름 괘안은듯하다.
세정전(좌측) 세정후(우측)
처음보단 많이 양호해졌다.
물론 가장 확실한방법은 은세정제를 사서 하는건데, 은목걸이 닦자고 그런 고생할필요가 어디있는가.
이외의 방법말고 앞서 말했듯이 이온화경향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은제품을 알루미늄 호일로 싸서 소금물에 끓여주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게 소금물인데, 맹물은 전자의 이동이 원활하지 않다.
마치 위 그림과 같은 상황인거다.
소금물엔 맹물과는 달리 전하가 많이있어 전기를 통하기 쉬운것이다.
소금물 말고도 알루미늄호일의 역할이 중요한데,
알루미늄은 앞서말했듯이 은보다 이온화되려는 경향이 크다. 즉 전자를 잃기가 쉽다는 뜻인데,
다른물질이 소금물에 담겨있는 상황에서는 이온화 경향이 큰 물질이 작은물질에게 전자를 주고 자신은 전자를 잃게 된다.
이것이 이온화 경향이다.
그럼 왜 끓이는가?
물질에 열을 가해주게 되면 물질의 활성도를 높여줄수 있는데(뭐 그런게 있다.)
한마디로 알루미늄이 은제품 표면의 AgSO4를 더 빨리 분해시키고 Ag 양이온을 전자와 결합시키기 쉬워진다.
일반 상온에서는 소금물에 알루미늄과 변색된 은을 넣는다 하더라도 아무런 반응이 없는데,
물을 끓여주어 에너지를 가해주면, 알루미늄이 산화되기 더 쉬워지며 은이 환원되기 더 쉬워진다는 뜻이다.
여튼!
이또한 50%의 확율로 엄마에게 등짝스파이크를 맞을수도 있으니, 조심해서 하도록 하자.
본인은 부모님과 따로 살고 있는데, 남자 둘이 살다보니 집안에 호일이 없더라는.....
덕분에 이방법은 써보지 못했다.
단순히 치약만으로도 충분한 효과가 있기때문에 찜찜한사람만 소금물을 이용해보고
본 포스팅으로 어렵게만 느껴졌던 생활과학이 좀더 쉽게 다가오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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